안 받아도 됩니다.
매번 일찍 잠에 들어야지 하는 다짐과는 다르게 오늘도 저는 고요한 새벽에 깨어있습니다.
조그마한 저의 방에는 냉장고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진동음과 물소리가 고요한 이 시간에도 세상이 멈추지 않았다고 알려주네요.
글을 좀 읽으려고 책을 펴봐도 활자들이 눈에 닿는 순간 튕겨나오는 기분입니다. 아마 눈 앞에 켜켜히 쌓인 고민들이 글자 따위를 보고 싶어 하지 않나봅니다.
사랑은 무얼까요? 제가 아직도 그 친구를 그리워하고 마음속에서 이름을 자꾸만 되네이는 것도 사랑인걸까요?
아니면 최근 어쩌다 영화를 함께 보고 자꾸만 살결들이 맞닿던 여자와의 설렘이 사랑의 시작일까요?
어쩌면 친구가 주선한, 마지못해 나간 소개팅에서 나이어린 그녀와 나눴던 대화들이 새로운 출발인걸까요?
저는 아무것도 게워내지 못한채 계속 채워넣기만 하는 사랑의 아귀가 된 기분입니다.
달이 떴다고 누구에게도 시원하게 전하지도 못하는 저는 사랑이 너무도 하고 싶습니다. 사랑받고 싶다가 아니라 이제는 마음 편히 좀 당신을 좋아하노라 사랑하노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달이 동그랗고 참 밝아서 보여주고 싶어 안달난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해보고 싶습니다. 맛난 음식을 정체 모를 당신의 입에 넣어주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다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고, 좋은 곳에 간다고 훨훨 날아갈 수 있게 지켜보고 싶습니다.
어딘가에 계시는걸까요? 아니면 저의 사랑의 일대기는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할까요?
정말로 사랑했다고 생각하는 그 친구도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는데..사랑이 참 우습습니다.
변하지 않는게 사랑이라고들 말하는데, 변할 줄 알면서도 하는게 사랑인가 봅니다.
사랑하지 않는 삶, 사랑없는 삶은 무엇으로 지속해야할까요? 무얼 사랑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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